• ID저장회원가입ID패스워드찾기
  • :: 선수검색

공지사항

홈게시판공지사항

글보기
제목 매일신문 칼럼-진갑용 편
작성자 최종문 조회 1731
작성일 2007.05.18 오후 6:57:28
첨부파일
진갑용의 도박

야구에서 포수는 항해사이다.
때로는 거친파도와 맞서는 용맹함도 있어야하고 거센 바람을 이용하는 지혜도 있어야한다.
자신은 늘 작고 큰 부상이 일어나는 위험한 곳에 앉아 있지만 마주선 선수들에겐 넉넉한 입담과 미소로 진용의 용기를 돋우워야 한다.
주변의 모든 상황에 능통하면서도 냉정함을 유지해야하는데 머리는 잠시도 쉴 틈이 없고 체력 소모는 심해 대부분의 선수들이 기피하는 자리다.
그런 포수 자리를 천직으로 아는 사나이의 이야기다.
운명의 1999년 시즌
두산 베어즈에서 신인 홍성흔의 파이팅에 밀려 점차 백업포수로 밀리던 진갑용은 6월무렵 경기가 끝난후 무거운 걸음으로 야구장내 감독실을 찾았다.
문을 열자 김인식 감독이 지그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 있었다.
한동안 침묵이 흐른뒤 입술을 깨물던 진갑용이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감독님 살려주십시요”
“그래? 그럼 내일 선발로 나가”
“그게 아니고...”
단순히 기회를 달라는 얘기로 들었던 김인식 감독은 순간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
“그럼 뭐야 ? ”
“트레이드 시켜주십시요” 진갑용이 단호한 어투로 말했다.
“안돼.” 순간 격앙된 날카로운 한마디가 허공을 찔렀다.
그리고 다음날 구단 사장실을 스스로 찾아간 진갑용은 절대로 안된다는 통보를 재차 받고는 2군버스를 타야했다.
마음이 떠난 선수와는 야구를 하지 않는다는 김인식 감독의 방침에 따른 조치였다.
2군에 내려간 뒤에도 이제 야구를 그만 두어야겠다는 생각에 착잡하기만 했다.
그러나 스스로 결정한 목숨을 건 도박이 후회스럽지는 않았다.
왠지 두산베어즈와는 모든 것이 잘 맞지 않았다.
아무리 적응을 하려고 노력해도 그럴수록 매듭은 더 꼬여만 갔다.
더구나 자신이 백업 요원으로 야구를 한다는 자체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트레이드 마감일인 7월 31일.
2군버스를 타고 이천구장으로 향하면서 진갑용은 생각했다.
“하늘이 버린다면 이제 야구를 그만두겠다고”
그때였다. 매니저의 전화 벨소리가 울렸다.
그리고 잠시후 버스가 섰다
진갑용의 만세소리에 운전기사가 깜짝 놀란 탓이었다.
당시 삼성라이온즈는 98년 시즌 원바운드로 포구한 볼을 관중석으로 던져 유명해진 김영진이 주전 포수였던 때라 진갑용의 선수생명을 건 도박은 그렇게 운명처럼 성사되었다.
김동수의 백업으로 어렵게 시작한 진갑용의 삼성라이온즈 포수생활은 마침내 2001년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고 새로운 팀웍의 중심에 서서 6년동안 3번의 우승을 일궈내는 수훈갑이 됐다.
언제나 넉넉한 미소를 앞세우지만 역경을 이겨내는 강인한 결단력과 승부의 집념은 결코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사나이중에 사나이.
그가 라이온즈 함대의 키를 잡고 있기에 대망의 3연패를 향한 2007시즌도 큰 기대가 된다.
이전글 매일신문칼럼-조동찬 편
다음글 매일신문 칼럼-전병호편